도서 특징
K-장녀, 직장인, 소설가
무엇보다 진지한 ‘뜨개인’ 이계절이 기록한 뜨개일지
자주 분노하고 가끔 낭만 넘치는 그녀의 뜨개일상, 마냥 웃기다가도 이따금 마음을 몽글거리게 한다
남친이 하루아침에 구남친이 되자 그에게 선물하려던 스웨터를 ‘푸르시오’하고, 주전부리를 못 끊는 당뇨 환자 할머니와 매일 간식 숨기기 대전쟁을 벌이면서도 그녀를 위해 조끼를 뜬다. 시행착오 끝에 완성한 애증의 뜨개구리를 대문자 T인 절친에게 건네기도 하며 작가의 뜨개는 정성어린 편물과 웃픈 이야기를 남긴다.
『분노와 낭만의 뜨개일지』는 29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뜨개기록이다. 각기 다른 내용을 말하는 듯하지만, 결국에는 뜨개를 통해 지난한 삶의 의미와 재미를 찾는 작가의 철학으로 이어진다.
나는 내 뜨개에 있어 모든 과정을 지켜본 증인이니 결과물을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어쩌다 얻어 걸린 행운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지 않아도 된다. 내가 뜨개를 멈추지 않는 이유이다. 실패하더라도 더디더라도 어쨌든 끝에는 결과물이 나오는 정직한 뜨개를 나는 사랑한다.(54쪽, 어떤 고민은 옷이 된다 中)
이처럼 삶을 향유하는 하나의 창이자 통로로써 뜨개를 대하는 작가의 올곧은 시선이 글 곳곳에 묻어난다. 써늘한 현실, 때로는 지치고 때로는 서글픈 우리의 삶을 위로하는 작품이 될 것이다.
특별 부록 ‘베이직 꽈배기 조끼’ 도안 제공
도서 상세 이미지 & 목차
프롤로그 - C.O
오늘도 푸르시오 - V넥 반소매 니트
상대적 효능감 - 변형 고무 목도리
명품 가방 하나도 부러워 - 그래니 스퀘어 가방
성공과 실패 사이 - 모로칸 블랭킷(이었던 것)
그냥 하는 마음 - 스크류 썸머 니트
분노의 뜨개구리 - 대바늘 개구리 인형
어떤 고민은 옷이 된다 - V넥 보텀-업 조끼
할머니는 나를 닌자로 키웠다 - 조끼 카디건
뜨개에는 계절이 없다 - 계절별 코바늘 모음
단종된 실에 대처하는 법 - 파란하늘 뷔스티에
언제쯤이면 어른이 될까 - 카라 스웨터
T형 인간에게 수제 옷을 선물한다는 건 - 무도안 꽈배기 조끼
썩지 않는 마음 - 뜨개 케이크
제로부터 시작하는 뜨개 - 유리알 반소매 니트
머리카락 대신 꽃 달고 다니는 할머니 - 데이지 버킷햇
레트로 패션 아니고 그냥 궁상 - 이어폰 파우치
꿈을 이뤘다는 건 - 제자리 북커버
뚱뚱 탈출기 - 스파이스드 브리즈
뜨개인을 화나게 만드는 101가지 방법 - 흥 목도리
외로운데 사람은 싫어요 - 뜨개 카나리아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 - 펠팅 지옥
굳이 기성 옷 풀어 새 옷 만들기 - 베리 도넛 스웨터
초심자의 마음으로 - 베이직 코스터
01년생에게 꼰대 소리 듣는 97년생 - 양 세 마리 파우치
하루를 기록하는 또 하나의 방법 - 무드 블랭킷
파도 앞에서 파도 입기 - 블루웨이브 카디건
시간을 엮어 당신에게 - 모비 스웨터 맨
에필로그 - F.O
부록 – 베이직 꽈배기 조끼 도안
출판사 서평
“뜨개를 시작하는 데에 장벽은 없다는 걸 보여줘야겠다. 엉망으로 만들고 얼렁뚱땅 마무리 지어도 얼마나 즐거운지, 사람이 입을 옷을 만들려다 강아지 옷이 되어도 마냥 웃긴 뜨개 생활을 공유해야겠다.”(7쪽, 프롤로그 中)
잔뜩 엉킨 실타래처럼 되는 게 없는 날이 있다. 친구랑 싸웠다거나, 아끼는 옷에 커피를 쏟았다거나, 애인과 헤어졌다거나. 하나만 닥쳐도 짜증이 나는데 악재는 약속이나 한 듯 꼭 몰려온다. 마음처럼 되는 게 하나도 없다. 그게 우리의 삶이다.
『분노와 낭만의 뜨개일지』 역시 다르지 않다. 우리의 일상을 빼다 박은 듯한 기시감 속에서 책장을 넘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차분하게 뜨개하는 작가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뜨개 가방을 뜨면서도 여전히 명품 가방을 부러워하고, 당뇨 걸린 할머니 때문에 집에서도 숨어서 과자를 먹는 닌자가 된다. 무선 이어폰이 비싸서 궁상맞게 줄 이어폰을 쓰다가 레트로 감성이냐는 말을 듣고, 운전 중에 오열하는 초보운전자 동생 때문에 식겁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파도를 닮은 실을 엮어 여름을 난다. 썩지 않는 케이크를 떠서 전하지 못할 마음을 담아 본다.
분노할 일이 많지만 그렇다고 마냥 화만 나는 일상은 아니다. 반대로 늘 기분이 좋은 날들도 아니다. 그럴 때마다 무드 블랭킷을 뜨며 하루의 기분을 정의해 본다. 보통의 상태가 곧 편안한 상태였음을 깨닫는 소중한 성찰을 얻는다.
엉망으로 만든 뜨개도 괜찮다. 뜨면서 몇 번을 화냈고 몇 번을 웃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지난한 과정을 겪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값지다. 알알이 고르게 자리 잡은 편물을 보며 마음의 안정을 얻는 삶,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낭만적인 일상. 우리 모두 리클라이너 의자에 앉아 뜨개하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을 때까지 분노와 낭만의 뜨개일지는 계속될 듯하다.
저자소개
이계절
사랑과 믿음 같은 단어들로 세상이 가득 차길 바라지만 배신과 죽음 같은 단어가 나열된 뉴스를 매일 접합니다. 사랑을 알아야 사랑 밖의 것들을 알 수 있다는 모순에서 영감을 얻곤 합니다. 항상 행복할 순 없겠지만 특별히 행복하지 않은 일은 없길 바랍니다. 소설 『달빛마을 실종사건 : 세 가지 거짓말』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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